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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연극시리즈'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3.30  <과학연극시리즈> 과학하는 마음3 1



일본의 한 생물학 연구소에는 여러 분야의 박사, 교수, 연구원, 대학원생과 학부생 등 모여 생명공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날, 세계적인 뇌과학자였던 알렌 클래식의 뇌 보관을 위해 알렌의 약혼자인 일본계 과학자 나오미 셰킨즈가 찾아온다. 그녀가 연구실 시설을 둘러보는 동안 무대위에서는 학부생들의 교생실습, 그리고 토론이 벌어진다. 

공연이 시작되고 5분가량은 멍하니 무대만 바라보고 있었다. 특정한 이야기의 장면을 보여주던 다른 연극과 달리 한 무대에서 수많은 대화가 오가기 때문에 내가 지금 누구의 이야기를 들어야하는건지 잠시 당황했다. 연극을 보는 것 같지 않고, 정말 한 연구소에 견학을 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연기라기보다 그냥 일상적인 대화같은 느낌이 들 만큼 배우들의 앙상블은 최고. 극안에서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생각해볼만한 결론이 나지 않을 질문들이 나온다. (내가 본 기억으로 쓰는거라 정확하진 않지만)


인간을 위해 침팬지로 실험을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할까? 실험쥐로 하는 실험은?  실험을 위해 복제되어진 침팬지는?  인간이 먹기 위해 동물을 사육하는건 타당한 일일까?

인공심장이나 인공호흡기, 인공장기들로 인해 인간의 생명은 연장되고 있다. 인간의 뇌도 인공뇌를 사용한다면 그것은 살아있는 것일까? 죽어있는 것일까? 뇌의 극히 일부분만 인공뇌를 사용한다면 그건 살아있는것일까? 반대로 뇌의 극히 일부분만 인공뇌가 아니라면 그건 본연한 자신일까? 인공적인 기계일까?

과학이라는 주제이긴 하지만 어렵지 않게 풀어간다. 우리가 일상에서 각자 나름의 주제로 대화를 하듯 그들은 과학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마지막즈음에 교생실습을하던 학부생이 했던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뇌에 대한 연구가 점점 발달하고 뇌에 관한 모든 걸 알게 된다면, 누가 어디에서 감동을 받는지 알게 될테고 그로써 예술도 과학이 된다던. 어렵지만 어렵지 않았고 재미있지 않았지만 재미있었던- 이런 느낌 알려나. 그동안 내가 감동을 받거나, 웃음을 주는 그런 연극에만 너무 길들여져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난 후 멍했는데 곱씹어보니 참 괜찮았던 연극. 다음 시리즈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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