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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8  연극 세일즈맨의 죽음




세일즈맨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 온 윌리로먼은 동료들을 포함한 자신을 지지해주던 많은 이들이 세상을 떠난 뒤 뉴욕과 보스턴을 오가며 일을 하지만 몸 마저 약해지는 바람에 그 일도 쉽지가 않다. 어릴 적 아버지를 유독 잘 따랐던 비프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집을 떠나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며 아버지와 만나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어머니에게 소리지르는 모습도 모두 화가 나기만한다. 로먼은 날이 지날수록 혼잣말이 많아지고 그 혼잣말 속에는 아들이 고교 야구선수로 활약하던 시절과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아프리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죽은 형 벤의 이야기가 있다. 
 맞벌이가 많아지고, 여자도 직업을 갖고 일을 하는 시대지만 아직 가족을 부양해야하고 가족의 버팀목이 되어야하는 아버지로서 가장으로서 짊어지는 무게는 무겁다. 로먼은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열망이 컸고 그래서 장래가 촉망한 야구선수였던 아들의 방황도, 세일즈맨으로서 수명이 끝나는 것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 때 그랬어야 했다며 후회가 늘어갈수록 로먼의 혼잣말도 늘어간다. 그 때 그랬더라면 지금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까? 나는 역시 후회했을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결정할 땐 포기해야 하는 일도 있는 법. 어떤 선택을 하든 포기해야했던 일에 대한 후회는 항상 남을 것 같다. 공연을 보면서 로먼과 비프에게만 촛점을 맞추고 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가정에 무관심하고 오로지 여자에게만 관심있는 철 없는 둘째아들이지만, 비프가 아버지가 자신에게 갖는 기대의 부담감에 힘들어했다면 해피는 매일 형만 찾는 아버지의 무관심에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도 아버지에게 살갑게 대하지 못하는 비프의 모습에 공감했고 그래서 더 슬퍼졌다. 1940년대 가정을 그리고 있지만 지금의 가정과도 닮아있는 연극 한번쯤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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