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덩그라니 놓여 있던 의자에 한 남자가 앉는다. 이 분이 이 공연의 연출가이자 배우인 박진신씨. 다른 배우들과 달리 연신 손을 만지고 땀을 닦고 쑥스러운 듯 웃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특별히 대사가 정해진 공연은 아니지만, 마임 모놀로그는 자신의 이야기에 마임을 적절히 섞어 이어가는 공연이다. 1인극에 마임이라 지루할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어쩌면 한 사람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듣는것과 같지만 그 이야기에 공감했고, 웃고 또 울기도 했다. 자신의 부모님, 친구, 그 밖에 지인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을 전하려고 시작했다는 공연.  '예술이란 무엇일까? 좋은 예술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과 매일 아침 연극을 그만 둘 결심을 한다고 말한다. 철학도 좋고 깨달음을 주는 것도 좋지만 꼭 그것만이 예술은 아니지 않나. 조금은 어눌한 말솜씨지만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눈빛과 표정, 동작만으로 웃음과 눈물을 만들어낼 줄 아는 박진신씨는 이미 자신이 바라는 그 예술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절대 그만두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다음 공연도 보러갈게요! 마지막 마임이 끝나고 다시금 의자에 앉아 울먹이며 자신의 몫까지 꼭 행복해달라고 이야기하는 모습에 또다시 뭉클해졌다.
좋은 공연인데 티켓가격이 싸도 너무 싸다. 이런저런 이벤트로 할인되고 또 할인되던데, 5000원만도 못한 공연도 만원 이만원에 티켓팔고 있는 지금 만원도 안되는 가격은 너무한거아닌가... 그래서 기쁜 맘으로 프로그램을 샀다! 연출가의 말, 배우소개등이 나온 건 아니고, 공연 내용이 귀여운 그림으로 그려진 책이다. 일기장으로 써야지. 그나저나 일주일 간다고 했던가. 그 무서운 이야기.. 안그래도 어젯밤 계속 생각나서 잠을 설쳤다. 무서웠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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