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4일이 언제 오려나 싶었는데 시간 참 빠르다. 기다리는 시간은 너무 고되고 행복은 너무 짧아.
실은 너무 미안하게도 공연 시작 5분전까지 큰 기대도 없었는데 마지막엔 손가락에 꼽힐만큼 미쳐있었다.
음소거한 듯 조용한 객석이겠거니 했는데 오늘은 첫곡부터 뛰어줘서 눈물나게 고맙습니다. 최고! 최고!
love(intro) 연주 들리자마자 미친듯이 흥분되더니 주닐정의 분홍바지를 보고 빵 터졌다. 저런 패션은 어디에서 가져왔니?
흰티를 분홍바지 속에 곱게 넣고 가느다란 정장벨트에 가죽자켓. 누가 이렇게 입는다고 말로만 들었으면 패션테러리스트일텐데
기다란 기럭지때문에 그런지 보다보니 멋있더라. 남자가 분홍색을 입으면 좀 섹시해보여ㅎㅎ
그리워, 괜찮아, 긴 시간의 끝 등등..
너무 좋았지만 난좋아 부터 분위기가 급물쌀을 타기 시작했다.
난 좋아를 부르며 떼창에 업 된 주닐정이 손을 위로 휙 쳐 올릴때
다 빵빵 터졌다. 이 오빠 너무 필 받았어ㅎㅎ
피아노 앞에 앉아 본인 이야기 들려주며 불렀던 안아줘, 난 너를 사랑해는 정말 너무너무너무 좋았다.
정준일이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이렇게 기억되는 그 사람이 너무 부럽다. 나의 20대는 왜이리 허망하게 지나가고 있는가..
"얘들아 연애를 해" 라고 말하던 주닐정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구나- 예전엔 못하는게 아니라 내 눈에 차는 사람이
없어서 안하는거야 라고 말했는데 이제 슬슬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래 나 안하는거 아니고 상대 없어서 못하는거야!!
(아, 말꼬리는 첫 시작부터 심장이 쿵하고 떨어지는 느낌.. 음원으로 들을때보다 훨씬 좋더라)
그는 왜 불지옥쇼라 칭했던가! 본인이 칭해놓고 불지옥쇼인지 불구덩이쇼인지도 기억 못하던게 생각난다-
씨어터S의 과도한 친절로 인한 후끈하다 못해 텁텁한 공기로 가득찼던 실내? 언뜻 언뜻 캬바레 생각나던 붉은 조명?
주닐정의 분홍바지? 역시 하이라이트는 괴물이었어. 본인이 "나 괴물 라이브 잘해" 라고 말했을땐 코웃음 살짝 쳤는데
주먹으로 툭툭 치던 피아노, 남자다운 굵은 성대를 자랑하며 진정한 불지옥쇼의 막이 올랐다.
일어서서 살랑살랑 흔들며 oasis의 rock n roll star를 부르던 모습. 난 선그라스 낄 때 분홍바지도 찢어버리는 줄 알았어.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분홍바지와 주닐정의 그 몸짓이 너무나 잘 어울렸던 것 같아.
Run 에서 Go 까지!!!! 너무 신나!! 연.습.은.끝.났.어 하고 떼창할때 너무 재밌었다. 이제 다시 떼창도 너무 좋았고.
마지막 장식은 lovers. 첫음을 높게 잡아 옆분들께 귀테러하고 남자 목소리내며 신나게 따라불렀다.
나는 주닐정이 피아노 앞에 앉아서 건반 치며 노래부를때 목이 뒤로 꺾일듯이 머리 터는거, 건반 세게 치고 뒤로 팔 휙 빼는거.
서서 몸을 베베 꼬듯 움직이며 노래부르는거. 방방 뛰어다니는거.. 그런게 좋더라. 앉아서 정수리 감상하게 하지 마요..
어제는 너무 좋아서 "와..진짜 좋다"는 생각만 했는데 오늘 다시 곱씹어보려니 꿈만 같구나.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하고 우울하고 스트레스만 가득했는데 어제 그 시간동안은 너무 행복했다.
고마워요, 2년 뒤에 만나
어제 감동이 밀려왔던 떼창, 이제 다시
흐릿해져 가요 싸늘하기만한 눈물
무너져 내린 기억은 어떡해야만 하나요
어떡해야만 할까요
지쳐가나 봐요 어둠 속에 흔들리던
떨리는 작은 어깨를 잡아줄 순 없나요
하나 둘 소리없이 모두 그대 곁을 떠나도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그대의 곁에 있을께
깨져버린 마음 그 틈으로 새어 들던
빛나는 그대의 꿈을 기억할 수 있나요
하나 둘 소리 없이 모두 그대 곁을 떠나도
걱정하지 말아요 항상 그대의 손을 잡아줄테니
저 거친 세상들 속에 맞선 작은 꿈을 보아요
언젠가 펼쳐질 그대의 날들이 환히 빛날 수 있게
먼 훗날 눈부시게 빛날 그대의 하루하루 끝에
환한 미소 줄 수 있도록
저 거친 세상들 속에 맞선 작은 꿈을 보아요
언젠가 펼쳐질 그대의 날들이 환히 빛날 수 있게
내가 항상 곁에 있을께